차에 대한 품평은 제품으로서의 등급이나 성질을 결정하는 일이어서 전문적으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가 차를 마실 때 개인적인 느낌을 갖는 시간을 갖는 것이 테이스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다섯 단계의 과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차의 외형
차를 우리기 전 찻잎의 외형은 차를 우린 후 차의 품질을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하게 합니다. 찻잎의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하고 잔 부스러기가 많지 않고 어느 정도의 광택을 갖는 것이 좋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양뿐 아니라 마른 찻잎의 향도 신선하면 좋겠지요.
2. 차를 우린 후의 수색
차가 우려진 후 고유의 색을 띄기도 합니다. 퍼스트 플래시 다르질링은 연한 호박색을 띄고 아삼은 붉은 계통의 짙은 갈색을 띄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색을 띄지 않는다면 가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예측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든 찻잎의 특성을 알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찻물이 맑고 깔끔한지, 탁하고 흐릿하지는 않은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눈으로 봤을 때 기분 좋게 느껴지는 차는 대체로 기분 좋은 맛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겁니다.
차의 수색을 살피기 위해서는 유리 티포트와 흰색 다기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혼탁도와 색상을 잘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3. 우린 잎의 향
일반인들은 우려진 찻물의 향을 맡지만 전문가들은 우려진 찻잎의 향을 맡는다고 합니다. 찻물을 따라낸 후 티포트의 뚜껑을 열어 열기가 빠져나간 후 향을 맡으면 찻잎의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답니다. 열기가 남아 있을 때의 향기를 열후, 그보다 조금 식었을 때를 온후, 완전히 식었을 때의 냉후를 비교하면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하지요. 잘 만들어진 차들은 냉후에 꽃향기 같은 것이 진하게 남으면서 향기로움을 남긴답니다.
4. 차 맛보기
차를 맛볼 때는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물을 마실때 조심스럽게 하듯이 입술 끝에서 '쓰읍' 하고 흡입하듯이 맛보면 공기와 함께 힘차게 빨아드려서 입안의 미각과 후각 기관에 동시에 접촉되어 맛과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 과정을 이수할 때 커피 테이스팅 방법과 유사하다고 생각 됩니다.
차를 마시면서 향을 느끼는 방법은 차를 입에 머금었다가 삼키면서 코를 통해 숨을 내쉬게 되면 코로 직접 향을 맡을때보다 선명한 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글로만 보기보다는 소리는 요란하지만 직접 시음을 해보게 되면 미묘하나마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차를 느낄 때 바디감이 있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는 생수보다는 꿀물 같은 것을 마실 때 뭔가 입안을 감싸주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생수가 입안에서 미끄러지는 느낌과는 다를 텐데, 이러한 무게감을 바디감이라고 합니다. 또한 좋은 차는 뒷맛이 얼마나 입안에 남아 있느냐로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후미가 좋다는 표현을 이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5. 우리고 난 뒤의 찻잎 보기
홍차는 강한 유념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잔부스러기가 많아서 우린 잎에 대한 평가를 잘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녹차는 차를 우린 후의 찻잎 모양이 처음 채엽되었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우린 후 잎의 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린 후의 찻잎으로 차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가공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테이스팅용 차는 차를 강하게 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야 독특한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또 차를 시음할 때의 마음과 분위기 또한 중요하다고 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차를 즐길 수 있을 때 진정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아마도 와인 테이스팅 방법도 비슷하지 않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와인에 문외한이지만요... 미각과 후각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점은 유사하지 않을까요?
출처 : 문기영 [홍차수업] 산지에서 브랜드까지 홍차의 모든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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